블로그 이미지
시워나게

카테고리

Thoughts About Things (46)
세상 돌아가는 일 (12)
일상다반사 (4)
내가 생각하기에는 (19)
잡식성 리뷰 (4)
서평 (6)
Total41,629
Today0
Yesterday4

조금 시간이 지난 얘기지만, 얼마전 법원에 의한 존엄사 인정판결이 나왔었다. 수개월간 식물인간 상태인 어머니의 인공호흡기를 제거해달라며 자녀들이 병원을 상대로 청구한 소송결과 법원은 자녀들의 손을 들어 인공호흡기 제거 명령을 내렸다. 자녀들은 어머니가 평소 무의미한 생명 연장은 원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회생가능성이 없는 상태에서 인공물에 의한 생명연장은 의막 없다는 판단이다.

이번 법원의 존엄사 인정판결은 벌써 2번째다. 앞선 1심에서도 존엄사를 인정하는 판결을 했고, 2심역시 같은 판결을 확정햇다. 3심에서 뒤집어지기는 어려울 것 같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보수적이라고 꼽힐 수 있는 법원의 판단이 존엄사의 인정이다. 최근들어, 정부의 눈치를 보는 법원과 검찰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며 얼마간의 신뢰마저 잃어버린 사법부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법원의 판결이 갖는 영향력을 생각한다면, 앞으로 우리 사회의 흐름은 존엄사를 인정하는 쪽으로 흐르게 될 것이다.

존엄사는 정답없는 문제다. 찬성하는 쪽의 이야기나, 반대하는 쪽의 이야기나 그들의 판단 기준은 '가치'이기 때문에 서로간의 옳고 그름을 논박하는 건 불가능하다. 생명은 인권보다 소중한가, 아니면 인권이 생명보다 소중한가.

종교계는 대체로 존엄사에 대해 반대의견을 분명하게 표현한다. 생명은 무엇보다 존중받아야할 소중한 것인고, 우리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신으로부터 주어진 것이기에 우리가 죽음을 선택할 순 없다고 한다. 당연히 무가치하고 무의미한 생명은 없다. 또 생명의 가치는 서로 비교하여 그 경중을 따질 수도 없다. 생명의 가치가 비교가능하며 대상에 따라 때론 소중하지만, 때론 하찮은 것이라면 생명을 존중해야 한다는 말은 공염불이다.

예수는 그 당시의 종교인들을 향하여 그들 안에 생명이 없다고 한다. 그들은, 숨을 쉬지 않고 있는, 죽은 사람들이었나? 멀쩡히 살아 있는 사람들보고 왜 생명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했을까? 예수가 말하는 생명이 무엇일까. 

용산에서 생명을 잃은 분들에 대해 국가는 책임이 없다고 한다. 이같은 판단은 법원의 존엄사 인정판결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일 것이다. 국가가 보기에는 그들이 별로 회생가능성이 보이지 않았는지, 어쨌는지 국가는 그들의 생명연장을 거부했다. 회생가능성이 보이지 않았던 이들에게 죽음을 내린 국가가 잘못한 것일리 없다. 그럴 것이다. 다만, 죽음을 선택당한 그들은 아직 생명을 포기하지 않았었다는 사실은 무시할 수 있다.

예수는 철거민들의 죽음을 결정한 국가 - 그들을 보고 뭐라고 할까. 그들 안에 생명이 있을까, 없을까. 그들 안에 생명이 없다면, 회생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면, 적절한 자격을 갖춘 누군가가 대신 그들의 인공호흡기를 제거해야 하지 않을까. 아직 그들이 생명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걸까? 도대체, 언제쯤 그들은 인간답게 죽길 원할까.

Posted by 눈감기 시워나게

댓글을 달아 주세요

NIKON CORPORATION | NIKON D80 | Manual | Pattern | 30sec | F/8.0 | 0.00 EV | 200.0mm | ISO-100 | Flash did not fire | 2008:10:28 21:46:11

헌법 35조 3항. "국가는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정환닷컴에 갔다가 한 글에서 이런 문구를 봤다.
다들 그런진 모르겠지만 '모든 국민이'란 말이 가장 눈에 띄어 보였다.
모든 국민이...

사실 이번 용산참사 - 이걸로 명칭이 굳어진 듯 하다 - 에서
정부의 특공대 투입여부와 관련해서만 논의가 흐르는 듯 하고
비판의 대상도 정부로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이게 정부만 정부만 잘못해서 일어난 사건이 아닌건 다들 알고 있지 않나?

재개발은 국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게 아니다.
지역주민들이 조합을 구성하고 투표를 하고, 시공사를 선정하고, 그렇게 진행한다.
오히려 굉장히 자치적인 구조랄까?
근데, 문제는 그 '지역주민'이란 건 집주인이다. 땅 가진 사람, 집 가진 사람 말이다.
그 동네에서 수십년을 살아도 집이 없다...그럼 지역주민 아니다.
그 동네에 땅가진 사람들이야 재개발을 해서 새 건물 올려놓으면
임대료도 올라가고 땅값도 올라가는데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럼, 집주인 빼고, 세들어 사는 사람들은?
좋을 턱이 있나. 당장 내가 살 곳이 없어지고, 내 일터가 없어지는데...
그럼 뭐하나? 결국 집주인들이 뜻을 모아서 한다! 하면 하는 건데.
법적으로 뭐 이주금을 준다지만... 그게 실효가 있을꺼라고 생각하는 건가?
재개발을 한다는건 그 지역이 낙후되어 있다는 거고,
건물도 노후되었다는 거겠지. 당연히 임대료는 비교적 저렴했을테고.
근데, 거기서 나가라고하면, 돈 줄테니 딴데 알아보라고 하면, 그게 되겠냐고!!!
그 돈으로 그런 곳을 구하려면 다시 그 만큼이나 낙후된 지역을 찾아가야 한단말야!!!!!
한 번 주위를 봐봐. 서울은 벌써 다 뜯어 고쳐놨지 않아?
그럼, 이제 그 돈으로 그만한데 구하려면 서울을 뜨라는 거지? 그지?
서울엔 이제 번지르르한 건물들만 세울거니까 후진건 지방에나 세우라...?
그러다 돈이 넘쳐서 지방까지 건물들 다 지어 올리고나면... 어디가서 살아?

재개발과 철거민의 문제는 정부의 문제로 국한시킬 게 아니다.
재개발... 그걸 하는 이유가 뭘까? 정말 지역개발이라고 생각하나?
낙후지역 개발,,, 노후건물 보수,,, 정말로??
그럼 그 많은 집주인들은 지역개발을 위해 1-2년씩 셋방살이를 하며 버티는 건가?
애국자들이겠네, 진짜 그렇담.

아니잖아. 집값 좀 오르겠지라는 기대로 그러는 거잖아...
그리고, 내 집값이 오를꺼란 기대로
그 터전을 잃어버리고 내 쫒기는 사람들을 잊어버리는 거잖아.
집값, 돈에 대한 욕심이 두 눈을 멀게 하지.

용산참사는 나를 화나게 하는게 아니라 슬프게 해.
결국은, 욕심이, 돈이 우리 이웃을 죽인게 되니까.

국가는 모든 국민의 쾌적한 주거 생활을....
국가는 국민의 합의에 의해 발생한다라면....
우리의 욕심의 합의에 의해....
우리 중 약한자를 죽인 것...?
우리의 욕심은 그들을 '국민'의 테두리 밖으로 밀어버린건가?
Posted by 눈감기 시워나게

댓글을 달아 주세요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